ADALAJ WAV STEP WELL
인도 종교건축물들의 특성 중 하나가 성스러운 장소로의 하강 그리고 마침내 만나는 물의 공간을 들 겠다. 이런 종교 건축이 재미있는 점은 그 공간의 구성 방법이 대해 이성적 기능적 요구보다는 공간자체가 일으키는 절대적 감정(sense of space) 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15세기에 지어진 Adalaj는 지하 5층 규모의 건축물로, 성소(연못)로 향하는 계단과 그리고 공간을 지탱하는 열주, 보, 발코니로 이루어져 있다. 열주와 벽 그리고 단에는 꽃, 나뭇잎, 새, 물고기 등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어서 그 면으로 빛을 받으면 마치 살아 움직이듯이 꿈틀거린다. 연못으로 향하는 계단을 따라서 기둥과 발코니, 그리고 그것들로 인해 조각된 하늘과 빛 그림자 등의 요소들이 끝없이 반복되는데 이와 같은 이차원적 구성요소들은 사람들이 계단을 따라서 내려감에 따라, 즉 관찰자의 시점이 다각으로 변화 함에 따라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공간을 풍성하게 한다. 더구나 밑으로 내려 갈 수록 점점 어두워 지는 빛의 효과는 성소에 다다랐을 때 공간을 건물 중에서 가장 어두운 장소로 만들어 내고 이때 하늘에서 연못으로 떨어지는 빛을 더욱 극적으로 보이게 하는 강한 대비의 효과까지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이 잘 짜인 세트처럼 Adalaj는 방문객에게 어떤 연극적 판타지를 선사한다. 이처럼 공간적 여정을 (꼬르뷔제의 건축적 산책과는 구분하자) 통해 의도된 공간감을 만들어 내려는 시도는 후에 Aldo Rossi 의 Modena Cemetery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이곳에서 방법 (방문자의 시점변화를 통한 고정된 실체의 변형)과는 달리 그는 요소 자체의 스케일과 위치의 변화를 통해서 공간감을 창출 하려 하였다.
후에 기회가 있으면 이에 대해 좀더 자세히 이야기 하겠지만, 나는 이 건물이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느낀다. 중요한 것은 Sense of Space는 Sense of Being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건축가들은 대부분 이 질문에 그의 건물이 스스로 대답을 하길 원하지만 대부분은 스스로도 자기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본적 재료들 마저도 수학적룰 보다는 현상학적 욕구에 지배받고 있기 때문이다. 넓게 이야기 해서 건축은 스스로의 룰을 가진 학문이다. 물론 건물 스스로가 모든 이야기를 해 줄 필요는 없지만 의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스토리를 말해주는 건물들은 그래서 대게 교훈적이고 따분하다) 그래서 합리적으로 이해 가능한 건물은 비로소 대화가 가능하다.